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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의협려
제 14 회

이 망할 것들!

마마가 무슨 병인지도 몰라?
너희가 그러고도 어의냐?

심 대인, 마마의 병은
처음 보는 병입니다

차음 본다고?

잘 들어, 마마를 못 고치면
다 죽을 줄 알아라!

- 알았느냐?
- 살려주십시오

- 살려주십시오
- 의기

- 마마
- 살려주십시오, 마마

됐다, 보내주거라

네

들었느냐?

어서 썩 꺼져!

- 어서!
- 감사합니다, 마마

의기

마마

준비하거라, 형선을 만나겠다

알겠습니다

순우의도 부르거라

네

큰 오라버니, 작은 오라버니
모두 내 친오라버니야

오라버니들끼리 싸우는 걸
내가 보고 싶겠어?

정말 무서운 가족이네
친형제끼리 죽고 죽여요?

우리 집만 그런 건 아니지
당신 집도 똑같잖아요?

우리 집이 왜요?

당신과 당신 언니도
사이 나쁘잖아요

그건 다르죠
당신 오라버니들만큼은 아니에요

친동생을 죽이려 해?
정말 너무하네

내가 말했잖아!
어쩔 수 없었다고!

됐어, 그만해, 싸우지 마
우선 선오라버니부터 찾아야지

금자!

- 금자, 어디 가?
- 선 오라버니를 찾을 거야

금자, 아픈 몸으로 가긴 어딜 가?

사실은 병이 아니에요

뭐라고요?

방금 뭐 마셨는지 알아요?

- 약이요
- 그래

국화차예요

제영, 무슨 속셈이죠?

사실 난 당신에게
병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

그럴 리가 없어요
난 오랫동안 병 때문에

계속 약에 의지해 왔어요

맞아, 그동안 내가
계속 금자를 돌봐왔어

금자 상태는 내가 알아
헛소리 말아요

믿기 힘들다는 거 알아요

유선이 있을 만한 곳이 생각났어요

정말? 어디죠?
어서 말해줘요

말을 타야 해요, 멀어요

어서 가요

금자, 기다려

마마, 조심하세요

조심하세요

- 저 놈을 깨우거라!
- 화로를 가져오너라!

네

또 너야?

밥 먹고 심심해서 날 괴롭히러 왔냐?

불로약을 먹었다더니

어째 여전히 쭈그렁 할망구야?

설마 꿈 속에서
그런 말을 들은 건가?

꿈과 현실이 점점 헷갈리는구만

시치미 떼지 마라!
불로약은 네가 가르쳐 준 거다

어서 말해 다오
내, 내가 왜 이러는 거지?

그 문제는 100년 전부터
고민해 왔었지

내 친구 순우의도 오셨구만

- 마마
- 말 돌리지 말고 어서 대답해!

불로약만 있으면
젊음을 되찾을 줄 알았지?

난 정말 젊음을 되찾았어
모두 내 미모를 우러러봤어!

우러러볼 정도였다면서

어째 원래대로 쭈글쭈글해졌냐?

- 무엄하다!
- 의기!

- 불로약에 문제가 있는 거야
- 그게 아니라 서둘러서 그래

뭐라고?

난 계속 궁금했었지

사부님은 왜 불로약과 장생약
두 가지를 만든 것일까?

왜 하나로 만들지 않았을까?

널 보니 그 답을 알겠군

어서 말해!

넌 장생약을 사용하지 않은 채
불로약만 사용했지!

그래서 그런 거야!

잠시 젊음은 되찾아도
약효가 떨어지면

젊음을 유지하기는커녕
더 늙고 더 쇠약해지지

- 더 늙고 쇠약해져?
- 마마

약을 사용하기 전으로
돌아간 게 아니야

이제 겨우 시작이야
재난의 시작이라고

무슨 재난? 어서 말해!

네 손을 잘 쳐다봐

이제부터 온 몸에 노화가 시작될 거야

주름과 검버섯이
천천히 온 몸을 뒤덮을 걸

네 목과 네 얼굴까지!

날 봐!

맞아, 머지않아
너도 나처럼 될 거야

닥쳐라! 입 다물어!
듣기 싫다, 듣기 싫어!

저 놈 말이 사실일 거야
막낭은 후유증이 없었어

장생약을 사용해서 그럴 거야

형선, 넌 지금까지
장생약은 얘기하지 않았어

말해, 장생약은 어디 있지?
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지?

장생약을 얻고 싶은가?

그래, 어서 말해!

여기 있지, 여기 있어!

200년 전에 내가 장생약을 삼켰지

갖고 싶나? 해봐! 해봐!

내 배를 갈라봐도
밥 찌꺼기밖에 없을 걸

가자, 어서 가자!

잔머리를 굴리더니
결국 천벌을 받은 거야!

천벌이야, 천벌
천벌이라고

금자, 조심해
몸 생각도 해야지

마마, 고정하세요
옥체를 생각하셔야죠

옥체?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?

이제 이런 꼴이 되었으니
며칠 못 가 황천행일걸?

- 망할 유가 놈들만 좋아하겠군!
- 마마, 아닙니다 마마

마마, 아닙니다

마마!

신이 모시겠습니다, 마마

누가 걷으라고 했느냐?

마마

잘못했습니다

여복, 마마께 인사 드립니다

복아, 물어볼 게 있다

막낭의 모습을 기억하느냐?

네

네가 할 일이 있다
그 년을 찾아라

- 찾아서 가져오너라
- 무엇을 요?

장생약!

- 선 오라버니는 어디 있죠?
- 그래요

그래, 수고했다, 물 마셔

제영, 무슨 속셈이죠?
아무도 없는데 여긴 왜 왔죠?

아무도 없긴요, 봐요

당신, 옹주님, 나
우린 사람이 아닌가요?

- 장난 말고, 선 오라버니는요?
- 그래요

- 그건, 그건.. 몰라요
- 뭐요? 모른다고?

4, 3, 2, 1

땡!

금자, 금자!
금자를 죽일 셈이에요?

그게 아니에요
치료해주려는 거에요

여기까지 십 리가 넘는데

옹주님은 말 타고 오는 동안
아주 멀쩡했어요

하지만 유선 얘길 듣자마자 쓰러졌죠

그러니 이건 마음의 병이에요

마음의 병?

무슨 뜻이죠?

몸은 멀쩡하고 여기가 아프다는 거죠

점점 더 모르겠어요

이틀 전부터 눈치를 채고
내 마음대로 처방을 바꿨어요

뭐요? 처방을 바꿨다고요?
무슨 속셈이죠?

난 꼬마 명의니 당연히 바꿀 수 있죠

어떻게 바꾼 거죠?

어떤 거냐 하면
원기를 북돋아 주는 약이죠

게다가 몸에 좋은 약이죠

- 그럼 보약 덕분이 아닌가요?
- 아뇨, 약효는 내가 잘 알아요

게다가 아까 마신 게
국화차라는 건 당신도 봤죠?

네

내가 쉽게 설명해줄게요

어린애가 떼를 쓰고 울면
어른이 사탕을 주죠

그게 버릇이 되서
관심을 끌려고 떼쓰는 거에요

제영, 옹주님을 비난하는 거에요?

옹주님, 사실을 말하는 거에요
자기 몸은 자기가 잘 알잖아요

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아시겠죠?

금자

내 몸이 왜 이러는지 나도 잘 몰라

좋았다 나빴다..

하지만 나도 괴로웠어요

옹주님, 제 말 때문에
괴롭다는 거 알아요

하지만 전 의사이기 때문에
사실대로 말씀 드리는 거에요

괴롭게 하려는 게 아니라..

알아요, 고마워요, 제영

병이 없다는 걸 아니까
나도 아주 기뻐요

그래, 나도 기뻐, 진작 알았다면
약 안 먹어도 됐을 텐데

약 먹는 건 괜찮아

괴로운 건 마음이야

정말 당신 말대로
마음 때문이었나 봐요

연못에 빠진 후부터
당연하게 생각해왔거든요

선 오라버니가 날 돌봐주고
지켜주는 걸 당연하게 여겼죠

난 욕심이 많아서
오라버니의 전부를 갈망하나 봐요

하지만 제영, 묻고 싶어요

행복을 갈망하는 것도 병이 되나요?

사랑을 원하는 건
누구나 당연하겠죠

어려서부터 내겐 선 오라버니뿐이었어요

내게 마음의 병이 있다면
선 오라버니만이 고칠 수 있어요

내 마음의 전부를 차지하니까

제영, 금자의 병은
선 오라버니에게는 말하지 말아요

금자가 병이 없다는 걸 알면
오라버니 반응이 어떻겠어요?

네, 알았어요

고마워요, 제영

하지만 한 가지 약속해줘요

뭔데요?

마음의 병도 역시 병이에요
그냥 내버려둘 순 없어요

마음의 병도 고친다고요?
허풍 떨지 말아요

물론이죠
난 우수한 명의라고요

금자, 우리 같이 노력해서
병을 고쳐요, 네?

낭자?

아직 다 안 나았으니 움직이지 말아요

어서 누워요

내 눈이 멀었나 보군요
무공이 있는 줄 몰랐소

여긴 어디오?

제 집이에요

내가 얼마나 잔 거요?

꼬박 하루를 잤어요

안 돼, 어서 돌아가야 해!

조심해요!

조심

- 어서 앉아요
- 미안하오

움직이지 말랬잖아요
그것 봐요

- 하지만 할 일이 있소
- 그래도 지금은 안 돼요

지금 상태로는
얼마 못 가 쓰러질 거에요

지금은 우선 요양부터 해요
다른 건 잊어버리고

참, 배고프죠?
생선탕 끓였는데 먹어볼래요?

- 꼭 먹어야해요
- 낭자 괜찮소이다

사양하지 말아요

아무것도 안 먹었으니
꼭 먹어야 해요

제가 직접 만든 거에요

자, 어서 드세요

고맙소, 낭자

괜찮아요

고맙다, 미안하단 말뿐이군요

그 말 외에 다른 말은 모르나요?

미안하오

그것 봐요 또 미안하대

내가 먹여줄게요

낭자 혼자 사시오? 가족들은?

내가 한 말 잊어버렸군요
난 가족도 친구도 없어요

어려서부터 혼자 외롭게 살았어요

가족이 뭔지도 모르죠

미안하오, 아픈 상처를 건드렸군요

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

지난번에는 당신 말 때문에
정말 멍했었죠

무슨 말?

지난번 길에서 만났을 때
빨리 돌아가라고 했죠?

당신이 간 뒤 멍하니 서 있었죠
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더군요

이 세상에서 내가 돌아갈 곳이
없는 것 같았어요

낭자, 걱정하지 마시오
조만간 인연을 만날 거고

행복한 가정을 꾸밀 거요

인연이요?

평생 함께 할 사람을
쉽게 만날 수 있겠어요?

아닙니다, 낭자처럼 착한 사람은
꼭 만날 겁니다

정말요? 내가 착하다고 생각해요?

그럼 절 보면 착한 것 외에
또 어디가 좋죠?

어디가 좋냐고요?

예를 들어 당신이 보기에..

저 예쁜가요?

그렇소

머뭇거리는 걸 보니 진심이 아니군요

아니오, 정말 예쁩니다

좋아요, 다시 묻죠
마음씨나 외모 말고 다른 건요?

단점이라도 말해줘요

낭자, 낭자를 잘 몰라서 그건 모릅니다

괜찮아요, 누구나 단점이 있죠
말해봐요, 맞는 말이면 고칠게요

내 생각에 너무 신경쓰지 마십시오

신경 쓰고 싶어요!

우리 나이 차이 때문에
그러는 건가요?

나이 차이?

나이 차이라니 무슨 말이오?

만약 스무 살 여인과
마흔 살 여인이 있는데

둘 다 당신을 좋아하면
당신은 누구를 고르겠어요?

- 내가 좋아하는 여인이지요
- 둘 다 좋아하면요?

- 그럴 리 없소
- 왜 그럴 리 없죠?

왜 이러지?

공자님, 제 탓이에요

아직 다 안 나았으니
쉬게 해드렸어야 하는데..

자, 누우세요

저 년은 자업자득이야
저 년이 죽으면 나도 죽어!

- 뭐라고요? 왜요?
- 왜 안 죽어? 사람은 죽어

- 시기만 다를 뿐이야!
- 아뇨

태후가 죽는데
왜 선배님이 죽게 되는 겁니까?

바보! 내가 아직도 살아 있는 건
이용 가치가 있어서야

가치가 없으면 죽이겠지

언젠가는 우리 둘 다
저 년의 순장품이 될 거야

왜? 겁나나?

아닙니다
소원을 못 풀게 되어서요

죽음이 코 앞인데 무슨 소원?

- 지금 뭐 하는 거야?
- 선배님, 가르쳐주십시오

- 뭘?
- 불로장생약의 제조 방법을요

불로약을 먹었다 해도

목이 잘려 땅에 떨어지면
죽게 되는 거야

제 욕심 때문이 아닙니다
세상 모두를 위해서입니다

네 지금 눈빛이 사부님과 똑같구나

- 홀딱 빠졌어!
- 선배님

의사의 책임은
사람을 살리는 겁니다

의사들이 질병과 싸우는 건
오래 살기 위해서가 아닙니까?

불로장생은 의사들 최대의 성과입니다

세상 만물은
언젠가는 죽게 돼 있어

불로장생이 뭘 바꿀 수 있어?

선배님, 시도를 해봐야 알죠
제발 도와주십시오

도와주고 싶어도 못 도와줘

어째서요?

사부님은 약의 제조법을
안 가르쳐주셨어

그래서 아무도 몰라

아무도 모른다고?

실망했지?

아무도 모른다고?

어째서?
약의 존재는 가르쳐주면서

방법은 알려주지 않다니..
어째서?

하느님 절 괴롭히시는 겁니까?

막낭 말이 맞아

아무 것도 모르는 게
가장 행복한 거야

막낭이 누구냐?

참

말씀을 안 드렸군요

얼마 전 조군의 제자를 만났었죠

막낭이라고 제가 알던 사람입니다

조군이 어디 있는 지 알아?

- 어디 있는 지 말해줘!
- 저, 전 모릅니다

그, 그럼, 막낭은?

조군의 제자니까 막낭을 찾으면
조군도 찾을 수 있겠지?

- 어디 있어?
- 죄송합니다, 그것도 모릅니다

꺼져!

아무 것도 모르면서
그 얘긴 왜 해?

그건 압니다

막낭이 불로약과 장생약을 먹고
불사의 몸이 된 사실 말입니다

그게 사실인가?

그렇고 말고요
제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

막낭이 불로장생한다고?

조군은 막낭의 사부니까
젊음을 되찾았을 거야

사매!

사매, 보고 싶구나!

- 사매!
- 선배님

선배님

좋아, 약속하지

뭘요?

불로약의 비방이 궁금하댔지?

비방을 아십니까?

사부님이 약을 만드실 때
몇 가지는 내가 준비했어

- 그래서 일부밖에 몰라
-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

전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

가르쳐주십시오

도와주지

하지만 조건이 있어!

선배님,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

여기서 탈출하게 도와줘

네, 여기서 나가고 싶으시군요

제가 꼭 도와드리지요

본 적이 있나?

- 아뇨, 없습니다
- 꺼져! 어서 꺼져, 어서

꺼져! 어서!

너!

이 여자를 본 적 있나?

말해!

어서 말해!

- 봤어요
- 말해, 어디서 봤지?

- 여기
- 내가 바보로 보여?

꺼져!

- 무슨 일이죠?
- 서둘러요, 꾸물거리지 말고

-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?
- 금자

제영

- 미안해요, 새벽부터 불러서요
- 괜찮아요, 어차피 못 잤거든요

못 자다뇨?
선 오라버니 때문에요?

당신들이 있는데 내가 왜 걱정해요?

됐어요, 그만해요
오늘은 같이 갈 데가 있어요

가요? 어딜 가요?

선 오라버니가 실종된 곳을 알죠?

거기 가보고 싶어요

단서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

가시게요?
옹주님, 몸은 괜찮나요?

잊었어요?
어제 당신이 말했잖아요

내 병은 마음의 병이라서
큰 문제 없다고요

내 말을 믿나요?

빨리 선 오라버니를 찾고 싶어요
걱정돼서 견딜 수가 없어요

됐어, 그만하고
마차가 준비됐으니 어서 가자

그래

여기에요, 여기
저 앞이 흑산림이에요

어서 가봐요
단서가 있을지도 몰라요

그 여인이 누군지
당신 오라버니가 말 안했어요?

바보예요?
모르니까 신비하다고 하죠

물어보는 것도 안 돼요?

미행이다

- 어디요? 어디?
- 그러다 도망가면 어떻게 해?

- 또 때리면 나도 때려요!
- 그럼 어떻게 하지?

계속 가, 내 말대로 해

가자

걱정 마

- 아야야!
- 제영

- 큰 오라버니?
- 상 오라버니?

- 큰 오라버니가 어떻게?
- 왜 미행한 거예요?

우리가 마음에 걸려서
아예 입막음 하려고요?

그, 금자를 지키러 왔소

어떻게 자기 친동생까지 죽여?

짐승만도 못한 놈!
그러고도 사람이야?

제영, 그만해요
큰 오라버니도 어쩔 수 없었어요

그래요?
그럼 유선은 죽어도 돼요?

제영, 둘이 얘기하게 우린 가요

금자, 저런 놈은
상대하지 말아요, 알았죠?

사실을 인정하시나요?

그래, 내가 널 속였다

하지만 믿어다오
나도 마음이 아팠단다

지금 그런 말은 아무 소용이 없어요

말해줘요
선 오라버니는 어디 있죠?

모른다

어제 밤 싸움으로 중상을 입었는데

신비한 여인이 데려갔다

중상을..

- 금자!
- 저리 가요!

금자, 넌 나를 살인범으로만 보느냐?

그럼 아닌가요?
친동생마저 죽이려 하다니..

정말 무섭군요

그래, 네가 보기에
난 금수만도 못한 놈이겠지

하지만 내 생각은 해봤니?
누가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?

네 고모다! 너희 여씨들이야!

잘못을 우리 여씨 탓으로
돌리지 말아요!

여후는 우리 유씨들을 없애려고
평왕 일가를 몰살했다!

조정에도 자기 세력을 심었지

특히 내 동생은 여씨를 위해
잔혹한 짓을 일삼았어!

마마를 위해 충성한 건데
뭐가 잘못이죠?

충성이라고? 유선은 태후를 위해
유씨들을 죽였다

유씨의 지도자인
내가 못 본 척한다면

내가 무슨 낯으로
조상님들을 뵙겠느냐?

정치 같은 건 몰라요
신경쓰고 싶지도 않아요

친형제끼리 그래서는
안 된다는 것 밖에 몰라요

좋아요, 태후께 말씀 드려서
유씨를 괴롭히지 말라고 할게요

그리 간단한 게 아니다

해가 둘일 수 없듯
왕도 오직 하나다

여씨와 유씨
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해

그건 억지예요!
고모님께서 그러셨어요

나와 선 오라버니가 혼인하면
두 가문의 분쟁이 없어질 거라고

정말로 분쟁을 없애려면
내게 시집와야 해!

넌 여씨의 옹주고
난 유씨의 지도자다

- 그게 더 설득력이 있어
- 그런 얘기할 기분이 아니에요

아우의 안위 걱정 뿐이냐?

걱정 마라, 안 죽었으니까

어디 숨어서 요양 중일 거다

상 오라버니, 부탁해도 될까요?

말하지 마라, 난 못하니까

제가 꼭 죽어야만 만족하실 건가요?

선 오라버니에게 사고가 생기면
제가 못 산다는 거 알면서

그래도 선 오라버니를 죽일 건가요?

살 수가 없다고? 그럼 난?

나는 어쩌라고?

진심으로 널 사랑하는데
그 놈을 따라 죽겠다고?

- 나보고 어쩌라고?
- 말하지 말아요, 듣기 싫어요

듣기 싫어요!

금자!

이대로 그냥 놔둘 거예요?
안 돼요, 혼내줘야 해요

우선 묶어놓고 100대는 때려야죠
비 오는 날 먼지 날 때까지!

그만 해요
벌써 100대는 때렸겠어요

제영

전엔 선 오라버니를 욕하더니
왜 지금은 편을 드는 거죠?

난 객관적으로 따지는 거예요
유선도 나쁘지만 유상은 더 해요

자기 동생까지 죽이려 했잖아요
유상은 초특급 악당이죠

당신 말대로라면 악당이
악당을 죽인 건데 왜 화를 내죠?

그런 건 아니죠, 유선은 여후 편
유상은 유씨 편이에요

둘 다 입장이 다른 것 뿐이죠

하지만 유선은 형을 죽이려
하진 않았어요, 항상 양보했죠

유상은 정말 나쁜 놈이에요
눈에 거슬린다고요

뭐라고 해도 당신은
작은 오라버니 편이군요

답답하네, 여씨와 유씨의 싸움은
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에요

누가 피해보죠?
다 우리 같은 백성들이라고요

백성과 무슨 상관이에요?

우리와 상관없다고요?
그럼 우리 순우가를 예로 들죠

당신네들 싸움에
우리가 무슨 상관이죠?

왜 툭하면 잡아다 가두는 거죠?
그래도 상관이 없다고?

백성들뿐만이 아니라
귀족들도 마찬가지예요

-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죠
- 국가?

국가, 국가라..
너무 심오한 건 난 몰라요

난 선 오라버니와 결혼하면
괜찮을 거라 생각했어요

이런 일들이 생길 줄 몰랐어요

제일 싫어하는 게 정략결혼이죠
인정미가 없잖아요

작은 오라버니와 금자의 혼인을
반대하는 건가요?

그런 게 아니라 정치와 혼인을
연관 짓는 게 싫어요

정치 문제가 없으면
선 오라버니는 나와 결혼할까요?

유선과 똑같은 질문을 하네요

- 선 오라버니도 그랬나요?
- 네, 내게..

뭐라고 했죠?

아니에요
그저 무심코 나온 말이에요

무심코 나온 말이 진심일 때가 많죠

가요, 돌아가요

유선?

유선!

어디 있어요?

왜 가만히 있어요?
당신이 떠난 줄 알았어요

낭자

다 낫지도 않았는데
움직이다니 걱정했잖아요

바람 쐬러 나왔다가
화로를 보고 있었소

나가기 전에 시간을 맞춰놨어요
돌아오면 먹을 수 있게요

- 고맙소, 낭자
- 기다려요

자요, 어서 드세요

왜 그래요?

많이 나았는데 아직도
계속 어지럽고 잠만 오는군요

아직 다 낫지 않은 거예요

침대로 데려다 드릴게요

유선과 막낭은 뜻밖에도
호숫가에 숨어 있었습니다

낯뜨거운 짓을 하는데
민망할 지경이었습니다

유선이 중상을 입었다면서?

네

약간 다친 것 같았습니다

다친 몸으로 막낭과 정분을 나눈다고?

정말 능력도 좋구나

마마, 영명하십니다
사내란 색을 밝히는 법이지요

맞습니다, 유선과 그 요녀는
용서할 수 없습니다

마마의 명령만 아니었으면
둘 다 죽였을 겁니다

유선, 유선
하필 내가 증오하는 년과..

마마, 명령만 하시면
두 년놈들을 해치우겠습니다

여복, 명령이다

네!

지금부터 누구도
그 집에 접근하지 못하게 해라

너도 마찬가지다

마마!

잘 들었으냐?

알겠습니다

물러가라

네, 알겠습니다

유선 그 놈 성격을
내가 모를 것 같으냐?

설사 막낭이 접근해도
끄떡하지 않을 거다

의기

네

말해보거라

왜 막낭의 집에 접근하지
못하게 한 것 같으냐?

유선을 이용해
장생약을 얻으시려고요

날 이해하는 건 오직 너뿐이구나

소인은 회충이 되어
마마 뱃속의 근심을 없애고 싶습니다

네 모습은 마치 벌레 같구나

마마께서 벌레라고 하셨으니
제가 사람임을 잊겠습니다

멍청한 벌레구나
자기가 뭔지도 잊겠다고?